쥴 앤 짐(Jules et Jim, 1962)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처럼 귀엽고 그만큼 우울했다. 옛날 영화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아련한 분위기+음악+철철 넘쳐흐르는 카트린의 매력 때문에 보는 내내 나도 쥴이랑 짐처럼 애간장이 타들어갈 것 같았다.
사실 난 이 영화가 그냥 같이 뛰어놀던 세 사람의 관계가 삼각관계로 발전했다가 끝에 가서는 깔끔하게 마무리를 맺는 발랄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막상 봤더니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뺨치는 똘끼 충만한 로맨스 영화였다. 극중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이고 이 영화가 제작된 시기도 거의 반백년 전인데 이렇게 '난 쟤를 좋아하고 너도 쟤를 좋아하는데 쟤는 내가 아니라 널 좋아하고 난 쟤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우리 셋이 함께 살자'는 식의 생활을 생각해 냈다는게 꽤 파격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팜 파탈 캐릭터는 순전히 주변 남자들에게 착취당함에도 그들에 의해 '나쁜 년', '성녀 같은 창녀' 취급을 받는 인물인데, 쥴 앤 짐의 카트린은 주변 남자들을 자기 멋대로 조종하고 자신을 여왕으로 떠받들게 만든다는 점도 흥미롭다.
'피카소' 만화책 본 이후로 늘 느끼는 거지만 19~20세기의 프랑스 사람들은 그 시대 사람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꽤 개방적인 삶을 즐긴것같다....... 아주 파격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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