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래니와 주이 (Franny and Zooey) / J.D.샐린저
"잘됐다." 그녀가 기쁨을 실어 말했다. 때로 남성이라는 종족의 보편적 미숙함을 보이는 남자에게 짜증을 숨기는 일이란 지옥이었다. 특히 레인에게. 뉴욕의 어느 비오던 날이 떠올랐다. 극장에서 나온 직후 레인은 찻길 옆에서 수상쩍게 과한 호의를 베풀더니 턱시도 재킷을 입은 그 못돼먹은 남자가 레인이 잡은 택시를 타고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녀가 특별히 그 일을 언짢아했던 건 아니지만-맙소사, 남자답게 행동하면서 빗속에서 택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일 것이다-레인이 다시 인도의 연석 위로 올라서면서 그녀를 바라보던 그 못돼먹고 적대적인 표정을 기억하고 있었다. "윌리뿐이 아니야. 그가 여자였어도, 예를 들어 우리 기숙사에 있는 누구였어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그는 여름 내내 무슨 레퍼토리 극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