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방 (A Room with a View, E.M.포스터)
Jun 10
「자연의 봄과 사람의 봄이 다르다고 생각합니까? 그런데 우리는 한쪽은 추켜세우면서 다른 한쪽은 도덕이 어쩌고 하며 깎아내립니다. 두 가지 모두 똑같은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걸 부끄러워하는 거예요.」 세실은 입꼬리가 뒤틀렸다. 자신의 행동이 세상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건가? 물론 그는 전체로서의 세상을 경멸했다.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은 세련의 징표였다. 하지만 자신에게 닥치는 경멸의 편린들에는 몹시 예민했다. 약혼이라는 것은 몹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다 보면 누구나 행복한 엄숙함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다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간 뒤에는 비브 목사뿐 아니라 프레디마저 다시 약혼을 비판적으로 바라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안이 바로 눈앞에 있을 때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