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속했던 동아리는 ‘넥스트 핫 싱(Next Hot Thing)’이란 이공계 전공자들의 연합 동아리였어요. 동아리 이름이 너무 부끄러워요. 그 이름을 지은 선배들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요. 90년대 말 실패한 아이돌 그룹 이름 같지만, 서로 다른 과 학생들이 모여 미래지향적인 연구와 발명을 하는 동아리였죠. 실상은 더 번듯한 동아리에서 떨려 나오거나 애초에 어디에도 들어가지 못한 괴짜들만 모여 있었답니다. 애완용 초파리 박람회를 개최한다든가(아무도 애완용으로는 키우고 싶어 하지 않죠) 자동으로 머리 감아주는 기계를 만든다든가(왜 아직 안 나왔는지 모를 발명품이지만 여기 머리카락을 빌려주었다가 다 뽑힐 뻔했어요) 솔잎 음료수로 달리는 자동차를 시연한다든가(1미터도 채 움직이지 못했죠) 《수강신청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