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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야 (White Nights, 1985)


    니콜라이의 공연으로 영화가 시작되길래 아 이렇게 대사 없이 발레로만 만든 영화로구나! 했지만 내용은 참... 뭐랄까... 사운드 오브 뮤직 80년대 버전 같았다.

    흥행도 못하고 평도 좋지 못했다는 영화답게 스토리는 신파에 찌들었고 반공 메시지도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가장 최악인 건 니콜라이가 자신의 예술관을 자유롭게 표출하기 위해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것은 그가 춤추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충분히 설명해주는 반면 레이몬드의 망명 계기는 미국 정부가 그에게 안긴 트라우마에서 비롯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그를 KGB에게 도청 몇 번 당하고 나서 다시 미국행을 결심하는 평면적인 인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도 뭐... 애초에 소련 깔 의도로 만든 영화라는 전제를 하고 봤을 때 이 정도라면 잘 만들었다. 특히 비소츠키 음악이 나오는 장면, 니콜라이와 레이몬드가 함께 춤추는 장면은 탁월했음.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는 처음 들어보는 무용가인데 실제로 매우 극적인 방식으로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걸 보면 영화 속 니콜라의 삶이 그의 삶을 일부 반영한 모양이다. 이 영화를 계기로 유튜브에서 과거 그가 나왔던 무대 영상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바리시니코프가 작은 키를 극복하고 전설적인 무용가가 되었다는 글을 읽고 처음으로 발레리노에게 큰 키가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거의 끝자락에 한복 입은 사람이 깨알같이 나온다. 


    yunicorn